[글] 23년 말 보러 떠난 나 홀로 여행 9-3편, 여행의 마지막 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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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토록 꿈꾸던 순간을 경험한 뒤
흥분으로 가득 찬 경마장을 뒤로 한채 나는 다음 행선지로 이동을 시작하였다.
본래 여행 계획대로라면 이 날 남은 일정은 도쿄 스카이트리 & 센소지를 보는 것이었다.
사실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여행인 법이지만
경마장을 나선 순간 나는 정말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인하여 일정이 틀어지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국민 스포츠라고 불릴 정도의 일본 경마의 영향력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것
G1급 경기를 보는 것도 처음이다보니 더더욱 그러하였다.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가 종료되자 가장 중요한 경기가 끝난 만큼 출구가 경마장을 나서는 인원들로 한가득 붐비기 시작하였다.
그냥 붐비는게 아니라 진짜 미어터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나는 이렇게까지나 많은 사람들이 경마를 사랑해서 보러 오는구나~ 그것도 정갈한 분위기로 하면서 라고 감탄을 함과 동시에
아니 근데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으면 나갈 때 어떻게 하지? 라는 조그만 불안함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분명 나카야마 경마장을 오기 위해서 내렸던 니시후나바시 역, 그 승강장이 엄청나게 긴 플랫폼이였는데도 불구하고
텅텅 비었던 아침과 달리 정말 꽉꽉 들어찼다. 정말로 과장이 아니라 자칫하면 인산인해에 휩쓸려 간다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정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전철역에 몰려들었고 덕분에 나는 3개의 열차를 보내준 뒤에야 간신히 니시후나바시를 떠날 수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야구경기가 끝난 직후의 종합운동장역 같은 느낌이랄까....그보다 훨씬 더 수용인원이 많다보니 밀집도는 더 높지만
본래 계획대로라면 나는 경마 경기가 끝난 이후 도쿄 스카이트리를 속공으로 해치우고
그 이후 완전히 어두워진 센소지를 보러 간다는 굉장히 빠듯한 계획을 세웠었다.
문제는 앞서 말한대로 니시후나바시 역에서 내가 생각했던 시간을 아득하게 넘어서 묶여있었고
그 덕분에 도쿄 스카이트리를 찍고 센소지를 보러 가면 센소지가 폐장할 시간이라는 계산이 나와버렸다.
도쿄 스카이트리냐 센소지냐, 두 곳을 두고 저울질을 거듭한 끝에 결국 나는 도쿄 스카이트리를 포기하고 센소지로 노선을 결정하였다.
도쿄 스카이트리도 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이미 직전에 도쿄 타워를 다녀오면서 어느정도 마천루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도 했고
나는 아직까진 일본의 명승지?를 가본 적이 없어서 더더욱 센소지를 가보고 싶었다.
결정을 한 나는 기다리는 동안 센소지를 향한 루트로 검색을 완료하였고 그대로 전철을 타고 달려 센소지에 도착하였다.




사실 이전에 밤축제 때도 그랬지만 나는 일본의 축제하면 유타카, 기모노 이런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저번 밤 축제 때는 잘 보질 못하였으나 센소지라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가게 되었고.....
보이기는 보였는데 문제는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하긴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우리나라 경복궁을 떠올리면 금방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한국인이 경복궁에 가서 한복을 입고 즐길 일이 뭐가 얼마나 있겠는가
지금만 해도 명절에 한복 입는 집이 있다고 하면 엄격한 집안이구나 하는 상황인데.....
실제로 이전에 경복궁에 출사를 갔을 때 내가 촬영한 사진도 한복을 입은 외국인 분들이었다
여튼 비즈니스가 아니면 네이티브 일본인들이 기모노나 유카타를 입는 광경은 역시 보기 힘들다는 것만 다시금 깨달았다.
솔직히 밤축제 때가 더 많았던 기분이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과는 별개로 센소지 자체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센소지를 갔다가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경복궁에 출사를 나간 적이 있었다.
센소지와 경복궁을 비교하자면 경복궁은 보다 정갈하고 아침, 낮의 공기가 어울리는 공간이었다면
센소지는 내가 갔던 밤 시간대가 가장 어울리는 모습일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센소지를 구경하며 돌아다니던 와중
놀랍게도 어떤 여성 분이 사진 촬영해주실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라
무려! 사진 교환 이벤트!!!!
라고는 하지만 막상 그 때는 지금보다도 카메라에 숙달되지 못한 상황이라 사진이 이쁘게 찍히지 않았다 정말 많이 아쉬울 뿐이다 ㅜㅜ
게다가 이메일만 물어보고 연락처를 못 물어봤다..... 내가 그렇게도 꿈에서나 상상하던 이벤트였는데;
뭐 살다보면 언젠가는 또 인연이 닿는다면 만나겠지 싶다






센소지를 쭉 둘러본 뒤 촬영할만큼 촬영했다고 느낀 나는 이제 정말로 돌아갈 때가 되었음을 마음 깊숙한 곳에서 느끼고 있었다.
분명 처음 여행을 나설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긴데 그래도 여행이 끝날 때면 아쉽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느새 마지막이 되어버린 여행의 순간에 나도 모르게 진한 아쉬움이 섞인 탄식을 내뱉고 있더라
일본은 어찌 이리도 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 것인지
분명 나는 오타쿠라서 일본에 여행을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키하바라 죽돌이 짓만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어느새 홋카이도에서 혼자서 운전하여 목장을 가기도 하고 도쿄 방방곡곡을 쑤시고 다니며 다양한 볼거리들을 구경하고.....
옛날에 학창시절 학교 선생님 중 한 분이 "젊었을 때 꼭 여행을 가길 바란다, 여행을 다녀오면 시야가 달라진다" 라고 했었다.
그 때 당시의 나는 아아 그런갑다하면서 반절 흘려들었지만 이전에 친구랑 여행을 한 번 가면서 그 말에 꽤 많이 공감하였었다.
그리고 내가 스스로 계획하고 혼자서 다닌 일본 여행의 막바지가 되어서야 나는 그 말에 다시금 격하게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정한 곳을 향해 내가 짠 시간 계획대로 나아가는 그 여정은 아주 많이 즐거웠으며 내가 숨을 쉬며 살아온 모든 순간 중
유일하다 싶을 정도로 내가 "정말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거듭해서 보다 젊었을 때 여행을 다니지 못했던 내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며 결국 나는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다시 한 번 이 풍경을 보러 오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을 보러 떠나는 홀로 일본 여행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물론 9박 10일이었던 만큼 하루가 더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 남은 하루는 아쉬웠던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아키하바라를 누비며 물건들을 사서 던져넣느라 정신이 없었다
덕분에 남길만한 사진들이 없었기에 아쉽게도 후기는 9일차가 마지막이 된 것이다.
솔직히 처음에 후기를 적을 때는 너무나도 즐거웠던 그 여행을 잊고 싶지 않아서라는 마음이 컸다.
나중 가서 그 추억이 사라지면 어떻게 하지? 그런 걱정이 컸었던 것 같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는 굉장히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하지만, 막상 후기를 적다보니 의외의 부분에서 놀랐는데 사진을 보면 그 순간의 기억이 상당히 또렷하게 떠오른다는 것이다.
그 사진을 찍기 전후로 내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가 어째서 이런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것인지 당시의 기억이 너무나도 잘 떠올라서
내가 이렇게까지 기억력이 좋았나 싶었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기 위해서 보다는 언젠가 지인들한테 이런 여행도 했었어! 하면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적기 시작했다.
문제는.......이게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바쁜 것도 있었지만 동시에 잠깐 짬이 있다면 다른 곳에 시간을 써버려서
결국 2023년 9월 말~10월 초 동안 다녀온 일본 여행을 2024년 5월 24일이 되어서야 완결 짓는다는 것이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그것도 일본 더비 보러 가는 여행이라서 그 전에 끝을 내야지 하고서 달려서 간신히 끝을 낼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소름......
너무나도 오래 걸렸기에 다음 여행기는 반드시 빠르게 써내려가겠다 다짐하며
내 기억 책장 속에 두껍게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2023년 일본 여행의 후기는 이만 마치겠다.
슬슬 일본 더비를 보러 가기 위한 비행기를 타야하기에.....
9/23 ~ 10/2, 9박 10일의 여행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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