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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후기

[글] 23년 말 보러 떠난 나 홀로 여행 9-1편,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Taker829 2024. 4. 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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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r0829.tistory.com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지샜던 여행 경로

 

분명 여행을 떠나기 전만 하더라도 굉장히 길 것만 같았던 여정이 어느새 끝자락에 달하였다.

여행을 다녀온지 어언 반년이 가까운 이 순간에도 여행의 모든 기억들이 새로새록 뚜렷하게 떠오르지만

그 와중에도 긴 하루로 느껴졌던 날이 바로 이 날이다.

일본 여행 9박 10일 그 긴 여정의 가장 마지막 날을 장식하는 것은 바로 정말로 보고 싶었던 일본 경마

그 중에서도 단거리의 최강을 가리는 G1 경기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였다.

 

https://namu.wiki/w/스프린터즈%20스테이크스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1967년 부터 시작된 일본의 국제등급 G1 그레이드의 단거리 경마 경주 대회이다. 개최 시기는 9월 말에서 10월

namu.wiki

 

잡은 여행 일정과 가장 근접한 중상 경기가 어디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나는

휴가 일정과 맞춰서 볼 수 있는 내 첫 G1경기인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를 관람하기 위하여 계획을 잡은 것이다.

홋카이도라는 시작점과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라는 도착점이 있었던 내 여정의 마지막 도달점!

 

사실 이전에 나는 도쿄 경마장에서 G2인 쿄도 통신배는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꽤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보러 갔었고 그 덕분에 골인의 순간 옆의 사람이 내 몸과 부딪히며

그 순간을 촬영하던 폰이 흔들려버렸다. 그 바람에 폰카의 초점이 나가버렸고 촬영된 영상은 블러가 잔뜩 발생하여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내가 사진 취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것이였다.

여행까지 와서 큰 마음 먹고 촬영한 영상이 블러로 잔뜩 흐려져서 제대로 감상조차 불가능해진 것이 너무나도 억울한 나머지

다음 번에 여행을 또 갈 수 있다면 그 땐 반드시 제대로 된 장비로 멋지게 촬영을 하고 말 것이다라는 그런 유치한 결심.......

비록 유치한 이유에서 시작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취미보다도 즐겁게 즐기고 있는 중이니 좋은게 좋은 것 아닐까?

그렇게 시작하게 되어 틈날 때마다 과천 경마장을 가서 연습하는 등 그 동안 준비해온 결실을 담아낼 순간이 드디어 온 것이다.

 

https://www.youtube.com/@kirhea

 

키레아 홀스클럽(일본경마 이야기)

대한민국 No1. 일본 경마 전문 유튜브

www.youtube.com

 

심지어 좌석 예매에는 실패했기 때문에 본래라면 하루 종일 걸어다니거나 서 다니면서 경기를 지켜봤어야 했을 터인데

행운스럽게도 이 경기를 보러 오신 일본 경마 전문 유튜버이자 한입마주이시기도 한 키레아 교수님과 뵐 수 있게 되면서

뒤에서 제대로 설명하겠지만 정말로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걸 위해서 옷도 평소랑 달리 차려입게 되었다.

8일차 여행 중 잠깐 구두를 샀던 이유가 바로 이것으로 가지고 온 신발이 운동화밖에 없었기 때문에 신발만큼은 현지 조달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고로 평상 시보다 훨씬 더 차려입고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을 담아 완전무장(?)한 가방을 멘 나는

자연스레 다른 날들과 달리 조금 긴장한 채로 호텔을 나서게 되었다.

 

나카야마 경마장에 가기 위하여 내린 니시후나바시 역, 아예 경마장하고 직통인 출구도 있다!

 

비록 하늘이 맑지는 않았지만 사진을 촬영함에 있어 광원이 부족하지는 않았으며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도 어느정도 가신 덕분일까 이전까지는 반팔을 입었음에도 더워서 온 몸에 땀이 비오듯 흘렀지만

이 날은 셔츠에 긴 비즈니스 바지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꽤나 오랜시간 동안 전철에 탑승하여 무사시노 선의 니시후나바시 역에서 하차하였다.

일본의 대부분 역들이 그러하지만 잘 관리받은 오래된 역들은 그것만으로도 로망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조금 역을 구경하고 나카야마 경마장으로 이동하려던 찰나 역내 안내방송으로 경마장 가는 손님들은~ 하면서 무언가 안내 멘트가 들렸다

내가 아직 실용 일본어에 대한 청해가 부족한 관계로 역무원을 찾아 물어보니

그 안내 멘트는 바로 나카야마 경마장 방문객들을 위한 방향 안내였다.

니시후나바시 역은 나카야마 경마장과 직접 연결된 통로가 존재하는 역인데 아무래도 이 날은 G1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가 있는 만큼 많은 고객들이 길을 못 찾는 일이 있었나보다. 그런 고객들을 위해서 통로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함을 안내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위에 사진에서 보이는 입구가 바로 그 전용 통로로 향하는 길이다.

 

통로 방향 개찰구 앞의 역내 편의점 가판대 모습. 나카야마 경마장에 왔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카야마 경마장으로 향하는 입구의 모습, 우마무스메 애니메이션에서도 똑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이전에 도쿄 경마장을 갔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내가 일본의 경마장에 왔음을 본격적으로 실감나게 하는 곳이 바로 경마장의 입구인 것 같다.

일본의 다른 스포츠 경기장들을 가본 것은 아니라서 확언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일본의 경기장들을 향한 길은

굉장히 분위기있게 완전히 다르게 분리된 공간이라고 해야할까?

당연히 일반적인 생활에서의 공간과 경기장이 같을 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의 경기장들은 그 가는 길들이 넓게넓게 오픈되어 가려면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그만큼 난잡한 느낌이라면

일본의 경마장은 그 가는 길이 굉장히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나카야마 경마장은 내가 갔었던 도쿄 경마장보다도 굉장히 특징적이며 개성넘치는 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정말 엄청나게 긴 메모리얼 워크; 그 끝에 드디어 보이는 나카야마 경마장!

 

나카야마 경마장을 가는 길 동안 유일하게 힘들었던 점이 하나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메모리얼 워크가 진짜 엄청나게 길다는 것이다.

뭐 실제로 꽤나 거리가 먼 경마장과 지하철을 한 번에 연결해주려고 길을 만든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처음엔 여러 경기들의 우승마들을 눈에 담으며 즐거웠지만 저 워킹 구간이 거의 20~30분쯤 되니까 살짝 지칠 뻔했다.

그나마 입장할 때는 경마장 방향으로 무빙워크를 운행해서 그나마 괜찮았지만

타면서도 단방향 무빙워크를 보며 돌아오는 길에 있을 고생길이 조금이나마 예상이 가더라....

 

엄청나게 큰 봉제인형들로 맞이해주는 나카야마 경마장의 터피숍

 

롱샹을 앞두던 상황이라 생긴 조형물. 그 와중에 보이는 스루 세븐 시즌. 실제로 23년 롱샹에서 그 이름을 빛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이 날 굉장히 큰 행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위에도 얘기했었지만 나는 오늘 키레아 교수님을 뵐 수 있었는데 본래라면 그냥 얼굴 정도만 뵐 계획이었던 것이

교수님의 일행 중 한 분이 일정 상 못 오시게 되면서 마주실 입장이 가능한 배지가 1개 남게 된 것이다.

마침 내가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를 보러 가기로 한 것이 공교롭게도 맞아 떨어져서 

내가 마주실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된 것이다!!!

이게 왠 일! 내가 살다살다 마주실에 들어가볼 수 있을 줄이야

 

위에 사진이 바로 그 마주실로 가는 길에 보인 조형물이다.

마침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전 날에 롱샹에서 개선문 상이 열리는 날이었고

이 개선문 상에는 스루 세븐 시즈가 참가하여 무려 4착을 기록하는 쾌거를 보여줬었다.

사실 일본말들과 개선문 상의 악연을 생각하면 희망이라는 함정을 놔버린 스루 세븐 시즈가 나쁘다....고 해야하나?

여튼 개선문 상 참가하는 스루 세븐 시즈를 기념하는 조형물이 마주실 향하는 입구에 설치되어 있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경마를 향한 일본의 애정이 듬뿍 담긴 것 같아서 보면서도 특히 많이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저런거 없거든......걍 해외 원정 나가면 아 그렇구나하고 끝나지....

 

 

마주실에서 바라본 전경, 싱그러운 색을 자랑하는 타프가 눈이 아플 정도다

 

마주실에서 올라와 본 광경은 살짝 모이와 산 전망대에서 야경을 봤을 때의 감상이었다

좌우로 끝없이 펼쳐진 큰 통짜 유리들과 그 너머로 보이는 장대하게 펼쳐진 타프의 모습

역시 잔디로 이루어진 경기장이란 것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이 일어나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또한, 그런 풍경을 계속해서 눈에 담을 수 있는 마주실의 분위기는 자못 엄숙했다

사실 나는 기회가 되어서 과천 경마장의 마주실에도 들어가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내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마주실이 훨씬 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한국의 마주실은 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다른 좌석의 관람객과 함께할 수 없지만

오히려 코스를 직접 보려면 창가로 걸어나가야하고 그것조차도 창가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그리고 복장 또한 좋게 말하면 자유롭지만 나쁘게 말하면 단정치 못하였고

그 때문일까 분위기가 밑에서 보는 사람들과 비교하여 아주 조금 양반일 정도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한국의 마주실이란 경마를 본다기보다는 고급 다방에서 화면을 보는 장소라는 감상이 컸다면

 

일본의 마주실은 비록 일반 관객들의 좌석의 바로 위에 위치해서 공간적으로는 분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투광성이 좋은 큰 유리를 통해 코스를 직접 볼 수 있고 그것도 부족하면 좌석의 앞에 위치한 모니터를 통해서 경주를 볼 수도 있었다

또한, 단순히 울타리 정도로만 구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주실에 해당되는 좌석에 앉아계신 분들은 하나같이 정장류의 단정한 복장으로

흔히 말하는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고자들 하고 계셨다.

 

사실 이전까지는 경마를 보는데 편하게 입고 가는 것이 아니라 몸이 불편한 복장을 입고 간다니 언제나 편안한 복장과 신체를 지향하는

내 개인적 기호와는 정반대라 내 스스로 의문이 적잖게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직접 일본의 마주실을 마주하고 나니 어째서 킹스맨 영화에서나 고급스러운 장소에서 복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인지

마음 깊숙한 곳에서 깨달음이 절로 떠올랐다. "옷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격언은 허언이 아닌 것이다.

이 날의 경험 이후로 나는 중요한 일, 특히 내가 어딘가에 사진을 찍으러 가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제대로 차려 입고 가는 것을 버릇으로 했다

 

 

 

어쩌다보니 사설이 길어졌는데

일본의 마주실 분위기에 압도당한 나는 연신 감탄을 하다가

교수님께서 제안해주신 덕분에 패덕을 보러 가기로 하였다.

 

나카야마 경마장의 랜드마크, 하이세이코 동상

 

나카야마 경마장의 패덕

 

이 와중에 무려 마주들은 패덕(예시장)에서도 보다 가까이 위치하여 볼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와 세상에 교수님 대단해

설마하니 내가 살다살다 일본의 패덕을 이렇게까지 코앞에서 볼 수 있게 될 줄 이야.

물론, 옆 쪽에 일반 관람객 분들도 충분히 같은 거리에서 볼 수 있지만

여긴 그냥 자유롭게 오고가면서 원할 때 그 거리에서 본다는 것이 정말 남다르더라.

그것 뿐만이 아니더라도 패덕 구조자체도 보다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이 앉아있는 곳이 너무 멀지 않고 오히려 충분히 가까운데 그 높낮이 각도조차도 낮은 편이다.

사람들은 여기서 자신들이 응원하는 말이 오늘 컨디션이 어떠한지를 충분히 눈으로 보고서 판단할 수 있겠지.

한국에 있을 때는 예시장을 보려고 하더라도 말들이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가

그 시야각이 너무나도 높아서 불편했던 것이 여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와중에 예시장 촬영을 잘못해서 전광판이 카메라에 담기면 난리 피우는 건 예삿일도 아니고......

하지만 일본은 그럴 걱정은 전혀 필요 없었다.

사방 천지가 전부 다 카메라다! 한국에선 경마장에 카메라 들고다니면 별종보는듯한 시선을 꽤 많이 받았는데

여기는 바닥에 가방 내려놓고 렌즈 바꾸자 얘 좀 진심이구나하는 듯한 시선 말고는 받아본 적이 없다!

모두 나의 동지인 것이다! 다들 그냥 경마가, 말이 좋아서 사진을 찍으러 온 것이 느껴졌다.

하물며 이 정도 거리면 말들 뿐만이 아니라 타는 기수들도 상당히 뚜렷하게 찍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러니 다들 카메라를 들고오는 것이 어찌 생각해보면 당연하게 느껴졌다.

 

가깝다보니 이런 명 사진도 나오네....
패덕(예시장)의 전경
HERO IS COMING.

 

패덕을 한차례 구경하고 그 전경을 촬영하고 싶어서 높은 곳으로 자리를 옮긴 내 눈에 담긴 예시장 전경은 더더욱 멋있었다.

전광판을 등 뒤로 두고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도 멋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멋있던 것은 바로 그 예시장 한 가운데에 위치한 흰색 글자.

 

HERO IS COMING.

 

저 문구 자체는 일본 경마에서 홍보 문구라서 밀고있던 프렌차이즈 문구로 기억한다.

많은 CM에서 저 문구를 직접 사용했던 것을 봤던지라 기억하고 있던 문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그 관심과 애정을 쏟아붓는 장소의 한 가운데에

하얀색으로 타프를 수놓은 글귀를 보면서 정말 새삼 일본 경마가 너무 부러웠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일반 사람들에게 경마란 솔직히 말해서 이해할 수 없는 어떠한 무언가이다.

내가 경마, 말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일반적이진 않다만

그렇게해서 말을 좋아하게 된 나를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 또한 굉장히.......좋지 못하였다.

좋아하는 말 당근값이라도 주려고 가끔 만원 정도만 마권을 끊었지만 (경마장 다닌지 1년이 되가도록 쓴 돈이 5만원 이하다)

말을 좋아한다고 하면 비상식 적인 것을 마주한 듯한 시선을 받고

경마장을 간다고 하면 인생 글러먹은 놈팽이로 보는 듯한 시선을 받는다.

문제는 이게 억울하다고 하기에는 내가 직접 한국 경마장을 가보니 마냥 억울하다고 할 수 없던 것이다.

이런 글에서 굳이 더 적고 싶지는 않지만 여튼 줄여 말하자면 한국에 있어 경마란 극도로 부정적인 무언가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모두들 정말 진심으로 그저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일본경마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저렇게나 멋진 문구를 당당히 바닥에 새기면서 모두가 함께 그 이야기를 즐기려고 하는 일본경마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뭐 부러워하는 것은 여기까지 하고

 

이 것이 이 날의 첫 끼였지만 너무나도 알찬 한 끼였다

 

어느 정도 구경을 마친 나는 그제서야 꽤나 큰 배고픔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게 아침에 늦을까봐 아침 식사도 거르고 뛰쳐나왔는데

심지어 등짐은 중량 13.5kg의 가방이다.

그런 와중에 아무리 편의성을 신경 쓴 캐쥬얼 비즈니스용 구두라고 할지라도 평상 시에는 신지도 않던 구두를 신고 다닌거다

평소보다 심하게 허기가 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다행인 것은 마주실 공간이여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있는 공간이라서 식사를 위한 매점이 위치해 있었다.

 

사실 본래 내 계획은 이전에 도쿄 경마장에 갔을 때 여러 매점, 식당이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가서 가라아게와 같은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는 것이 계획이었다.

 

하지만 무려 마주실 초대 해주신 교수님께서 식사까지 사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교수님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교수님께서 사주신 것은 매점에서 팔던 카츠샌드.

어차피 간이 매점이라서 거창한 음식은 팔지 않았고 열량이 높으면서 맛도 부족하지 않을 음식으로 카츠 샌드를 사주신 것 같다.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을 벌써 2번이나 여행을 왔음에도 불구하고 카츠샌드를 단 한 번도 먹어보질 못했다.

어쩌다보니 여행을 올 때마다 주로 식사루트가 라멘집 쪽으로 맞춰진 것도 한 몫하였고

그나마 기대하고 카츠류를 먹으러 갔던 이전 여행 기간 중 굉장히 실망한 것도 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산품은 괜히 공산품이 아니라는 것일까

매점에서 판매한 카츠샌드는 굉장히 달짝지근하면서 고소하여 너무나도 맛있었다!

시장이 곧 반찬이다라는 말도 있기야 했다만 아무렴 1끼 거른 것 정도로 그 정도일까

그냥 카츠샌드가 맛있었다! 카츠샌드가 신이고 신이 곧 카츠샌드다!

양은 그 당시에는 먹고 아주 살짝 아쉬웠다 싶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딱 적절했던 것 같다.

먹은 직후에는 1조각만 더 있었으면 했는데 반대로 1조각을 먹었으면 살짝 물렸을 것 같으니 절묘한 배분이다 싶다.

 

교수님 덕분에 맛있게 카츠샌드를 먹고 의기충전을 한 나는

본격적인 경기인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가 시작하기 전까지 자유행동을 한다고 말씀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카야마 경마장은 처음 와봤기 때문에 미리 적절한 화각과 위치를 알아봐야 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카야마 경마장 자체를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금 후에 다시 뵙기로 말씀드리고 나는 본격적인 나카야마 경마장 탐방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9/23 ~ 10/2, 9박 10일의 여행

Day 09-1 End

Continue at Day 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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