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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23년 말 보러 떠난 나 홀로 여행 1편, 홋카이도 도착
9/23 ~ 10/2, 9박 10일의 여행 Day 01 Start > 사실 여행 일정은 9/23부터였지만 실질적인 여행의 시작은 9/22부터였다 인천-신 치토세 행 비행기를 예약하였는데 계획한 여행 일정 상 무조건 최대한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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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 ~ 10/2, 9박 10일의 여행
Day 02-1 Start
<< 노던 호스 파크 >>
전날 아주 화끈하게 체력을 불태우면서 1일차 일정을 진행한 나를 깨운 것은 외로이 울려퍼지는 아침 기상 벨이었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정말 그 누구도 없이 나 혼자서 잠을 자고 일어나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처음에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좀 외롭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정말 예상 이상으로 사무치게 외롭더라
홋카이도에 말을 보러 여행을 간다는 발상이 절대 호응을 받을 리가 없기 때문에 몇 일간 일행을 구하다가 포기했었고
그만큼 나름 각오를 하고 온거긴 한데
막상 아침에 눈 떠서 말 걸어주는 사람 한 명 없고 적막감이 방을 가득 메워버리니 솔직하게 조금 숨이 막혔다
이 때문에 그 이후부터는 아예 TV를 쭉 켜놓고 내내 지내게 되었다.
근데 일본 방송 진짜 재미없더라, 결국 나중 가선 못 버티고 미러링 걸어서 맥북으로 인터넷 방송 켜놓음ㅋㅋㅋ
전날 편의점에서 사 둔 가츠동을 뎁혀다가 아침으로 해치우고
2일차 여행의 일정을 위해 이동을 시작하였다.
일단 오전동안 예정된 스케쥴은 바로 노던 호스 파크였다.
https://www.northern-horsepark.jp/language/hangul/
노던 홀스 파크 공식 사이트 - 말과 교감할 수 있는 홋카이도의 테마파크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서 약 15분 걸리는 노던 홀스 파크는 일본 최초의 조랑말 쇼와 승마체험, 은퇴 경주마 견학 등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말 테마파크입니다.
www.northern-horsepark.jp
노던 호스 파크는 홋카이도 신 치토세 공항의 동쪽 방면에 위치한 곳으로 은퇴마들이 지내는 목장이다
단순 견학 목장이 아니라 말들로 몇가지 어트랙션(?)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말을 좋아한다면 홋카이도 갔을 때 무조건 가봐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더라
실제로 나도 가보니까 말을 좋아한다면 가봄직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던 호스 파크를 가는 방법은 직접 차를 운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면
신 치토세 공항을 경유하여 셔틀 버스를 탑승해서 가는 방법이 존재한다
물론 렌트카를 준비하기야 했지만 여행 일정 상 2일차에 렌트카를 운전하면 삿포로 시내까지 끌고 가야만 했던지라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다니고 싶었던 나는
렌트비용도 아낄겸 그냥 걸어서 다니기로 결정하였다
덕분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반대로 내 무릎이 박살이 나는 원인이 되었다
여튼 얘기한대로 신 치토세 공항으로 전철을 타고 이동하여 셔틀버스 시간 전까지 공항 내 서점 구경을 하면서 기다렸고
시간에 맞춰 도착한 셔틀버스에 탑승하였다
셔틀버스를 탑승하여 노던 호스 파크에 도착한 나는 입장료를 지불한 뒤
마침 버스 탑승 시간에 맞춰서 시작 예정인 해피 포니쇼를 감상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돌고래 쇼니 멍멍이 쇼니 여러 쇼는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말 그 중에서도 포니가 이런 묘기를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봐서 상당히 큰 관심이 가더라
실제로 보게 된 해피 포니 쇼는 진짜 너무나도 대만족이었다
포니가 한쪽 발로 인사하는 것부터
조그만 단상 위에 올라가려고 애 쓰는 걸 보고 있으니 정말 너무나도 귀여웠다
명품 돌고래 쇼나 멍멍이 쇼에서 깔끔하게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이 멋이야 있겠지만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마참내 성공을 하는 포니의 모습이 오히려 나한테는 더 마음에 들었다
즐겁게 관람하던 쇼가 끝난 이후 이제 본격적으로 노던 호스 파크를 즐기기 위하여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공원 내를 돌아다니던 내 눈에 오늘 해피 포니 쇼의 주인공이었던 포니가 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이런 식으로 직접 목초지를 데리고 다니면서 쉬게 해주는 것 같더라
한 번 용기를 내서 만져봐도 되는지 물어보자 흔쾌히 쓰다듬어도 된다고 얘기를 해주셨고
그래서 난생 처음 만져본 포니에 대한 감상은 기분 좋은 까슬까슬한 느낌이었다
또한, 이전까진 머리로는 살아 숨쉬는 동물임을 이해하더라도 실감이 안 나다보니 감정적으로는 못 따라가고 있었는데
피부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 덕분에 내 눈앞에 있는 이 친구가 살아숨쉬는 진짜 동물이라는 생각이 한층 와닿았다
사실, 필자는 이래저래 동물한테 많이 미움받다보니 이런 푸근한 따뜻함을 느껴보질 못한지라.....
여러모로 굉장히 감격스러웠다
그런데 내가 알기론 말은 피부가 염기성으로 미끌미끌 거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포니는 좀 다른건가? 물기가 전혀 안 묻을 정도로 털이 건조했었던 것이 좀 궁금하더라
포니를 쓰다듬어본 뒤 그 근처에 있던 승마체험장으로 향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승마체험 어트랙션이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비록 승마 코스는 짧지만 그만큼 승마 체험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없이 탈 수 있었다
애초에 말을 타는 것 자체가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기승하더라도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짧더라도 승마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매력적이더라
내가 기승한 친구는 오레곤이라는 말인데
너무 강한 역광 때문에 암부를 끌어올리느라 색이 살짝 이상해졌지만
실제로는 사진과 달리 조금 더 어두운 갈색의 털이다
오레곤에 기승해서 한 바퀴 돌면서 느낀건 내가 정말로 말이라는 동물을 좋아하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아주 옛날 어렸을 적에도 가족 여행을 가서 승마체험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한참 나이 먹은 지금에 와서야 승마를 하면서 감동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라고나 할까나
승마 체험 와중에 사진사가 기념 사진을 촬영해주는데
큰 기대를 하고서 받아보니 심하게 압축 되어버린 나머지 해상도와 선예도가 떨어지는 사진을 받았다.
그렇다고 내 카메라로 찍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뭐......
가격이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행을 왔는데 기념사진을 아까워할쏘냐
기념사진을 구매한 뒤 마차 체험을 위해 마차에 탑승하였다.
마차를 모는 직원 분이 이래저래 노던 호스 파크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며
마차에 탑승하여 파크를 한 바퀴 도는 체험인데
도는 와중에 들었던 설명이 노던 호스 파크에 무려 그 딥 임팩트의 모마(母馬)인 윈드인허헤어(Wind in Her Hair)가 여기서 지낸다는 내용
내가 일본어 청해가 아직 좋질 않아서 그걸 여기에 지냈었다로 잘못 이해하는 바람에 윈드인허헤어를 결국 보지 못한 것이
이번 여행의 몇 안 되는 후회할 점 중 하나였다.
마차까지 탄 이후에는 노던 호스 파크 내에 있는 구사들을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중간중간 구사에 있는 말들을 구경을 하거나
방목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말들을 감상하던 나는
드디어 너무나도 해보고 싶었던 말들 먹이주기를 진행하였다.
다만, 말들이 치악력이 정말 강한 동물이라 사나운 말에게는 잘못 먹이를 줬다간 큰 사고가 터질 수도 있기에
파크에서 먹이를 줘도 괜찮다고 지정한 얘들에 대해서만 먹이주기가 가능하였다.
그래서 유독 반갑게 맞이해준 스위트라는 친구 등 몇마리에게 쿠키를 선물했다
복스럽게 먹는거 보니까 기부니가 좋더라
얘들 밥도 먹였겠다, 이제 노던 호스 파크에서의 마지막 볼거리
딥 임팩트 게이트를 보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딥 임팩트 게이트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포스터를 통해서 미리 볼 수 있었는데
솔직히 그다지 기대가 되진 않았다. 뭐, 딥 임팩트 조각상 같은 것을 기대했기 때문에 반대로 실망이 컸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던 호스 파크까지 와서 딥 임팩트 게이트를 안 보면 손해다! 라고 주변에서들 얘기하길래
반쯤 속는 셈 치고 한 번 보러 가기로 한 것이다.
딥 임팩트 게이트를 보러 가는 길은 기존에 노던 호스 파크를 거닐며 느낀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났다
울창한 수목들과 그 사이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빛을 쬐며 걷는 길은
크게크게 길을 터놓았던 지금까지의 노던 호스 파크와는 꽤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나는 이 길을 걷는 경험만으로도 딥 임팩트 게이트를 보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숲 길을 나가자 내 눈을 의심할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 보였다
홋카이도로 여행을 온 뒤 정말 여러번 그 자연에 감탄을 하였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이 풍경을 눈에 담은 순간만큼 자연에 감동한 순간은 없었다
지평선 너머까지 속 시원하게 펼쳐진 드넓은 초원
구름 한 점도 찾아보기 힘든 푸르디 푸른 하늘
그리고 그런 배경을 뒤로한채 당당히 세워져있는 딥 임팩트 게이트
내리쬐는 햇빛을 받아내며 연신 셔터를 누르던 당시의 나는
정말로 진지하게 앞으로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내가 눈에 담을 수가 있을까?
당연히 부족하겠지만 그렇더라도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도록 이 풍경을 사진에 담아내지 못한다면 분명 땅을 치며 후회하리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촬영을 멈출 수 없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이랬던 내 생각이 또다시 바뀌는데는 채 하루가 필요하지 않았다
딥 임팩트 게이트를 열심히 촬영한 뒤
이제 슬슬 다음 일정을 위하여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짐을 확인하고
노던 호스 파크에서 마지막 행선인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아마 와규 함바그? 아무튼 와규 뭐시기 메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솔직히 고기는 무난하고 안정적인 맛이었다. 딱히 특색있지도 않은?
아쉬운 점이라면 가격을 생각했을 때 양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곳에서 식사할 때 가격대비 효율을 따지면서 먹는거야 아니다만 그래도 너무 적지 않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라
2시가 되고 다시 신 치토세 국제공항으로 돌아가는 셔틀버스의 탑승이 시작되었다.
마지막으로 노던 호스 파크 현판을 촬영하고
나는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다시금 오고 싶은 곳이지만 과연 내가 또 다시 이곳을 올 수 있을까?
미래 일은 모르는 것이라고 하지만 아마 쉽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버스가 출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창 밖의 풍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시야에 담긴 마지막 풍경을 곱씹으며 나는 그렇게 노던 호스 파크에서 나섰다.
연이 된다면 다시금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믿으며
벌써부터 아쉬워하기엔 내가 가야할 곳은 아직 많이 남았다.
이제야 점심이 되었을 뿐이니까
9/23 ~ 10/2, 9박 10일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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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을 작성해보니 사진이 너무 많아서 문제겠다 싶어서 이후로는 적당히 분리해서 글을 작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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